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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중학생 폭행 '충격' 당진 고교생들

당진에서 고등학생들이 조직적으로 중학생들의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육당국의 부실한 사후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도교육청과 당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당진지역 호서고등학교와 당진고, 당진정보고, 서야고, 합덕제철고 등에 재학중인 고등학생들이 일진회를 결성해 약 2년에 걸쳐 후배 중학생들을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6월 피해자 학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후배 중학생 19명을 상대로 집단폭행 3회, 금품갈취 169회, 30회 이상의 부당 심부름을 시킨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윤모(16·고1)군 등 당진시 고교연합 일진회 21명을 검거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후배들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협박해 300만원 상당을 갈취했으며, 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으면 집단폭행하기도 했다. 또 시내 모 원룸에 마련한 아지트에 후배들을 수시로 끌고 와 청소와 빨래, 음식점 전단지 대신 돌리기, 게임캐릭터 대리육성 등 부당한 심부름을 시켜왔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피해학생 학부모가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 등 증거자료를 제시하자 모두 인정했다”며 “지난달 27일 서산지청으로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 경찰조사 중 협박…같은 급식실, 통학로 쓰는 불안에 시달려

 

하지만 학교와 교육청의 부실한 조치로 피해학생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 피해학생 학부모 A(42)씨는 “학교에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분리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고 학교폭력위원회에 피해학생 학부모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피해 학생들은 2차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제 같은 급식실을 사용하고 있는 호서고와 호서중은 가해 학생과 피해학생 모두가 다니고 있어 점심시간마다 마주치고 있으며, 같은 통학로까지 사용하고 있다.

또 다른 피해학생의 경우 자신이 다니는 학원에 가해 학생이 찾아오자 학원 관계자로부터 그만두길 종용받았고, 일부 학생은 자해를 결심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부 학교는 당진교육지원청에 서면보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상급기관인 도교육청 역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교육청, 학교 등과 협의해 2차 피해 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며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해당 학교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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