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농장을 하는 50대 부부가 트럭을 몰고 정부세종청사 건물로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모(59) 씨 부부가 탄 1t 화물차가 국토해양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이 입주해 있는 6―3동 출입구를 들이받았다.
이 씨 차량은 세종청사 안내문 정문으로 돌진해 차단 봉을 밀고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에서 내린 이 씨는 청사 경비원의 제지를 뿌리치고서 사슴 머리와 분뇨 등을 로비 안으로 던졌다.
이로 인해 청사 1층 로비는 사슴 사체와 오물 등으로 심한 악취를 풍기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여 재물손괴 등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공주∼세종 연결도로 공사장 인근(세종 장군면)에서 사슴농장을 운영하며 엘크 18마리를 키우는 이 씨 부부는 세종청사 공사 차량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소음과 진동 때문에 사슴이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사 관계자는 “농장주의 말을 들어보니 사슴 농장 인근 도로는 원래 농로였는데 정부가 이 농로를 도로로 만든 후 수많은 공사 차량이 오가면서 사슴들이 소음 진동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이 씨 농장은 공사현장에서 100m 가까이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가설방음벽을 설치해 주간 소음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하는 등 환경피해 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행정도시건설청의 민원 처리 과정에 불만을 품은 부부가 격분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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